안녕하세요. 최고의 삶(The Best Life) 인사를 드립니다.
이름 앞에 황제와 왕이라는 칭호를 붙는 것이 좀처럼 흔하지가 않다.
테니스로 세계를 호령을 했던 스위스의 페더러가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다.
그러나 페더러도 나이와 부상 앞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젠틀하고, 멋졌던 그의 플레이와 성품을 좋아했었던, 페더로의 뒷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15일 은퇴를 선언한 로저 페더러(41·스위스)는 라파엘 나달(36·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와 함께 ‘빅 3′라고 불리며 2000년대 이후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다. 세 선수 중 누가 더 뛰어난가에 대한 논쟁이 아직 이어지지만,
‘테니스의 황제’ 혹은 ‘테니스의 왕’이라는 칭호는 항상 페더러의 이름 앞에만 따라다닌다.
10대 때 고향 스위스 바젤에서 테니스 대회 볼보이를 했던 페더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거듭났다. 그가 남긴 기록들만 봐도 그에게 ‘황제’ 수식어가 붙는 이유를
알 수 있다. 2003년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윔블던·프랑스 오픈·US 오픈)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2018년 호주 오픈까지
총 20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따냈다. 그전까지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업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달(22회)과 조코비치(21회)가 페더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최다승(369승)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이 부문 2위는 조코비치의 334승이다.
페더러는 역대 최장 기간 연속 세계 랭킹 1위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237주 연속 세계 정상을 지켰다. 2위가 1970년대 활약했던
지미 코너스(미국·160주)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깨지기 어렵다. 세계 1위에 오른
모든 기간을 합쳐도 페더러는 조코비치(373주)에 이어 역대 2위(310주)이다.
페더러는 최정상에서 군림하면서도 메이저대회 중 클레이 코트를 쓰는 프랑스 오픈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마저도 극복해내고 2009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빅 3′ 중에서는 맨 처음이었고,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와 1999년 앤드리 애거시
(미국)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다.
페더러는 특유의 간결하고도 우아한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부드러운 백핸드 슬라이스, 서브 후 발리 공격으로 점수를 따내는
네트 플레이는 그의 전매특허였다.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나달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정석 플레이를 하는 조코비치와 달리 페더러는 상대 허를 찌르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구사해 테니스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자가 아닌 세월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2020년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이미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 탓에 회복이 더뎠다. 지난해에 복귀했으나 4개 메이저
대회 중 3개 대회를 무릎 때문에 기권했다. 작년 7월 윔블던 8강전이 그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경기가 됐다. 페더러는 “지난 3년은 부상과 싸우는 시간이었다. 몸을 끌어올리려
노력했으나 몸의 한계를 느꼈다. 나는 41세이고, 커리어를 마감할 때가 왔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테니스의 황제’가 은퇴 선언에 헌사가 쏟아지고 있다. 나달은 “페더러와 코트 안팎에서
많은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했다. 최근 US 오픈을
끝으로 은퇴한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는 “항상 페더러를 존경해 왔다.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 ‘은퇴 클럽’에 합류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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