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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여행

뱃길 300리, 푸름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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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고의 삶 인사를 드립니다.

날씨가 끄물끄물할 때는 따뜻한 칼국수의 국물을 먹으며, 눅눅한 마음의 때를

벗기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많은 섬들이 분포되어 있어서 그곳을 한 곳씩 다녀온다면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칼국수의 구수한 국물처럼 파도와 함께

저며오는 아름다운 섬을 기억하며 발길을 옮기고자 한다.

뱃길 300리, 푸름 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멀리 안개처럼 펼쳐진 세계에서 사람들은 언제부터 그 먼바다에 살게

됐을까. 거문도! 태평양을 가는 길목으로 대륙을 여는 요충지로

열강들의 각축 속에 쓰라린 근대사를 열었던 섬, 그러나 거문도는

지금도 싱싱한 생명력으로 한반도를 지켜보고 있는 늘 푸른 섬이다.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다도해 아름다운 풍광 끝에 거문도가 있다.

동도, 서도, 고도가 어깨를 맞댄 섬이다.

거문도로 들어서는 큰 대문은 희고 붉은 두 개의 무인등대, 등대들 너머에는 풍랑을

잠재우는 섬 사이의 섬 고도가 있다. 거문도를 육지와 이어지는 섬이다.

세 개의 섬에 나누어 사는 주민은 1500여 명, 섬 주민은 줄고 있지만

그들을 찾아오는 짐 들은 늘고 있다. 배가 닿는 고도는 다시 삼호교를 통해

서도로 이어진다. 섬의 이름만 다를 뿐 대중교통이 따로 없는 거문도는

서로가 이웃한 동네다. 농부가 모내기를 준비하듯, 섬사람들은 풍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곧 삼치 철이다. 섬이 둘러싼 동도 앞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파도가

잦아든다. 이 계절에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다.

 

 

 

 

​바다! 바다는 해삼이며, 전복이며, 그날그날 돈 되는 바다 산물들로 보답해준다.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의 최남단, 육지로부터 머나먼바다 끝이지만,

거문도 사람들에게 다른 포부를 심어 주고 사는 인정을 나눠줬다.

절경에 취하고 인물에 감동하고 역사의 눈 돌리게 하는 섬,

거문도는 지금 또 무엇을 품고 있는 것일까.

푸름 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한 때, 거문도의 또 다른 이름 포트 해밀턴, 처음 거문도를 찾아온 영국군은

섬에 영국 해군성 차관의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다시금 1885년에

거문도를 무단 점령을 하고 말았다. 러시아의 남진을 막겠다는 명분이라고 한다.

이 섬에 누워있는 영국군의 묘지, 그들에게 푸른 섬의 기억은 무엇으로 남아 있을까.

영국, 러시아, 미국 그리고 일본에까지 거문도를 뒤 흔들었던 열강들의 힘 겨루기

천혜의 요지, 푸름 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거문도의 아픈 상처를 바라본다.

 

 

 

우리 근대사에 또 하나의 상징인 거문도 등대, 등대 가는 길목엔 마치 바다새의

긴 목처럼 목 넘어 고개가 펼쳐진다. 만조 때나 태풍 때면 물이 넘어온다는

아름다운 바위 고개다. 고개를 넘으면 동백 숲이다. 과거엔 동백 가지를 모아

땔감으로 썼을 만큼 섬을 뒤덮었던 거문도 동백,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에

가장 아름다운 동백터널로 꼽히는 1.5 km 그 길이 절정을 넘긴 동백꽃이

지난날의 화려함을 접고 최후를 맞고 있다.

 

 

 

 

남해안의 최초의 등대는 올해로 백열도 살을 맞았다. 나라가 문을 열기도 전에

일찍 등대가 세워졌다는 건 거문도가 지리적 요충지였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그 시절에 등대 탑은 이제 유물이 돼 버렸고, 유물 등대 옆으로는 34미터

등대 탑이 세워져 있다. 백두 살 난 등대는 계속 쓰면서 새 옷을 갈아입힌 것이다.

태평양의 거센 기운을 막아준다고 믿으며 배들이 쉬어가던 섬

급변하는 날씨처럼 거친 바위지만 거문도에 어부와 해녀들은

풍성한 해산물을 기르는 이바다를 사랑했다.

거문도의 거친 환경은 그들의 삶을 닮아 있는 것이다.

거문도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거문도의 사람들도 많이 떠났다.

 

 

 

동도와 서도의 안 바다에는 가두리 양식장들이 들어섰다.

바람과 조류를 등지고 있어 양식의 좋은 조건을 갖춘 까닭이다.

그러나 양식에 매달린 사람들은 모두 섬에서 젊은 축에 드는 사람들,

잘만 하면 바다에 맞서지 않고, 큰돈을 쥘 수 있는 일이지만,

그 탓에 먼바다에 대해서는 소원해지고 있다.

아픔 역사와 거친 환경 속에서도 거문도의 백 열두 살이 넘은 등대는

푸름 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어부들의 내일을 밝힌다.

 

 

 

 

눈 돌아보면 육지는 멀고 바닷길은 삼백리, 그 외진 삶의 조건 속에서도

큰 문장가를 많이 낳아 거문도라 했던 그 섬.

오늘도 고독하나 외롭지 않고, 거칠지만 모나지 않다.

풍경도 비경이요. 사람도 비경인 그 섬. 거문도!

오늘도 그 푸르름을 간직하며, 푸름 섬의 기억 거문도를 돌아보며,

우리의 기억 속에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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