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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여행

산과 바다와 강이 있어 아름다운 강원 삼척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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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고의 삶 인사를 드립니다.

인생은 출발해서 출발점이 멀어질수록 점점 맘과 몸은 단단해지고, 대신에

유연성은 굳어지는 것 같다. 어떤 여행이든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변화를 줘서 혼란을 줄 때도 있고, 육체적으로 약해져서 절망을 할 때도

있다. 그것이 인생이며 여행인 것이다. 인생과 여행의 닮은꼴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한가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삶은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떠나는 삼척에서 삶의 단순함으로 맘의 편안함을 찾고 싶다.

 

 

 

 

산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 끊임없이 내어주고 또 내어주고 제 속의 것을 쉼 없이

아래로만 흘려보내준다. 어머니의 산에서 풍요의 바람이 일어난다.

바다는 아버지의 가슴이다. 때론 너그럽게 때론 격정적으로 제 품의 것들을 길러낸다.

산과 바다는 그렇게 늘 같은 자리에서 마음을 열어놓고 있다.

자연이 하자는 대로 시간이 하자는 대로 어긋나지 않고 변치 않는 아름다운 삶이 있다.

동해 바다의 하루는 아침에 보다 먼저 시작한다. 삼척 장호항 밤새 바다를 지켰던

등대가 서서히 지쳐갈 때쯤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가 시작된다. 먼 바다로 향하는

배들에겐 동틀 무렵도 늦은 시간이다. 잔잔한 아침 바다는 너그럽다.

오늘 같은 날은 바다의 너그러움을 알기에 어부의 마음은 한껏 부푼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곳엔 청보리가 여물어 간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험했던 고개는 보리고개였다.

그 보리고개를 넘겨주던 것이 청보리다. 그래서 청보리는 풍요함이 아니고 생명이었다.

삼척의 하루를 알리는 곳은 두타산의 천은사다. 신라 경덕왕 십칠 년 인도에서

두타의 새 신선이 흰 연꽃을 가져와 창건했다. 전해지고 있다.

이후 조선 태조의 사대 조의 묘를 모시고 임금의 은혜를 입었다 하여 천은사라 불린다.

 

 

 

 

고려 말의 문인 이승휴는 두타산에 자리한 천은사에서 한민족의 대서사인 제왕운기를

저술했다. 그가 꿈꿨던 한민족의 생명과 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고려인의 심성과 우리 산천의 기개를 담아내려 한 것 아닐까?

해발 천삼백오십삼 미터 두타산은 삼척을 품에 안은 모산이다.

이승휴 역시 이곳에서 번뇌를 버리고 긴 역사서를 서술해 나갔으리라.

 

 

 

 

동해 바다는 삼척 주민들에겐 또 다른 삶의 터전이자 애완이다.

삼척 장호마을, 세월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삶은 전설이 되고 전설은 자연이 됐다.

그리고 자연은 다시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동해 바다가 어민들에게

가장 후하게 건네는 선물은 가자미다. 가자미는 풍랑을 헤치고 먼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그물을 던져 욕심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장호마을의 지붕은 나지막하다.

제 잘난 멋에 고개를 드는 지붕이 있으면 동해 바람이 낮게 살아라 낮게 살아라 속삭인다.

노부부의 정다운 얘기는 집 마당이 듣고 장독대가 듣고 마을 골목길을 돌아나간다.

 

 

 

 

바다는 하루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가만히 듣고만 있다.

이렇게 삼척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삼척의 새로운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계절에 맞춰 산과 바람이 키워낸 보리가 익어가고 마을엔 풍요의 노래가

들려온다. 변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지 세상이 아니다. 세상엔 변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이 있고, 아름답기에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이렇게 진실은 때로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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