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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여행

안성맞춤의 경기도 안성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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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고의 삶(The Best Life) 인사를 드립니다.

모처럼 내륙으로 오니, 적응이 안 되는 것도 있다. 예전에는 바다와 강, 산이

어우러진 곳에서 발걸음을 옮기면서 나부끼는 옷을 여미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제는 온통 산과 들, 그 사이에 있는 호수들을 보면서의 여행은 좀 답답한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게 확 뚫리는 것은 없다. 막혔을 때, 돌아 갈줄도 알아야 하고,

높은 곳을 갈 때는 쉴 줄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 진리를 깨달으며,

안성맞춤의 안성으로 핸들을 튼다.

 

 

 

 

어쩌자고 그렇게 쉽게 떠나보낸 것일까?

가슴에 처연히 불붙고 있는 그리움으로 나 끝없이 용서를 빈다.

가슴에 맺힌 물기가 허공에 사라지듯 이젠 돌아올 수 없는 시간,

거기에 나를 다시 맞추고 싶다. 이제 그만 경계를 늦추라고 푸른 보리밭이 말을 걸어온다.

보리가 한창 익어가는 오월 안성은 구수하고도 달콤한 향내로 가득하다.

끝도 없이 펼쳐진 보리밭 너머 향기로운 배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까지 소복하게 내려앉았을 새하얀 배꽃은 이미 지고, 초록의 싱그러움 속에

그 기억만 몇잎 남았다. 무언가를 제대로 키워낸다는 것은 정성 어린 마음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 작은 열매가 제 크기와 모양을 갖춰 시원하고 달콤하게

제 맛을 낼 수 있도록 키우는 사람이나 키워지는 배나 마음을 모으긴 마찬가지리라.

 

 

 

 

하얗게 내비치는 부모의 속마음을 자식들은 다 알지 못한다.

된장 한 수저 풀어 심심하게 끓여주던 어머니의 쑥국 향내가 문득 그립다.

살면서 죄를 물어야 하고 죗값을 치러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을까 헤아려본다.

발길은 어느새 칠장사로 향한다. 이곳에서 내 안의 무거운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다.

밝히고 또 밝혀 환해질 수만 있다면...

 

 

 

 

양지 밝은 땅 한 자리를 차지하고 누운 바우덕이 아마도 생전에 꽃처럼 아름다웠던

모양이다. 바우덕이는 열다섯 어린 처녀의 몸으로 안성 남사당패를 이끈 꼭두 새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걸출한 예인의 삶은 어떠했을까?

바우덕이가 이끈 남사당패는 그 패가 곧 바우덕이로 불릴 정도로 그녀의 예능은

단연 주목을 받았다. 흥선대원군은 바우덕이의 그 뛰어난 기회를 칭찬하는 뜻으로

옥관자를 하사했다고 한다. 옥관자는 조선시대 당상관 이상의 벼슬아치들만이 쓸 수

있던 것으로 이것이 천민 출신의 유랑예인에게 내려진 것은 놀라운 평가였다.

한 시대를 자유인으로 살았던 바우덕이. 그녀는 스물세 살 꽃 같은 나이에 영원한

자유를 찾아 생을 마쳤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호수 한 옆에 애써 묶어 놓는다.

반짝거리는 추억만으로 살기엔 나는 어딘지 허전하고 쓸쓸한 사람,

해질 녘물가에선 현실보다 비현실이 더욱 현실처럼 느껴진다.

내 마음은 갈수록 붉어진다. 헛헛해진 속을 채워주는데 장터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안성 오일장엔 아직 투박한 시골장 풍경이 살아있다.

장터 인심을 혼자 다 내려는 듯 연중 떨이를 외치는 옷장수나,

조용히 생선 알을 다듬어 내놓는 생선 장수나 그들은 안성 장터에서

인생의 사계절을 보낸다.

 

 

 

 

그러나 이제는 추억으로나 남을 정겨운 모습만이 간간히 남아 있을 뿐이다.

살면서 이름을 남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오래된 도구들은 안성의 유기를 안성맞춤이라는 의미 있는 이름으로 남기게 했다.

올곧게 한 길로만 가는 사람에게 약속만큼 철저한 가르침도 없다.

스스로 무지를 깨우지 않고서는 자신이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 법이다.

어딘가에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스스로를 먼저 낮추지 않으면 안 되는 일.

그러나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시대가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일을 고집스럽게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시야가 흐릿해질 수록 외길은 더욱 또렷이 보이는 법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한 줄기 빛이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는 것처럼 장인은

아마도 유기를 통해 그 빛을 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온통 황금빛 바다에 잠긴 듯 눈부시다.

어느 보이지 않는 손이 조용히 지상을 지나간 것일까?

홀가분하게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차마 다시 돌아오라고 할 순 없었다.

지상의 모든 것을 떨쳐버린 채 무한한 곳으로 떠났나 보다 그렇게 슬픔을 삼켰다.

민들레 홀씨 가볍게 누운 봄 언덕, 한바탕 꿈이었을까

진정 꿈이었다면 따사로운 봄의 빛이 나리는 그 길에서 나 다시 그대를 기다리리라.

진정 안성맞춤은 인생에서 맞출 수는 없지만, 실현을 위해서 노력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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